해외여행을 앞두고, 국내에서 월 2만 원으로 잘 쓰던 '알뜰폰'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MNO(통신 3사)처럼 당연히 로밍이 될 줄 알았는데, "알뜰폰은 로밍이 안된다" 혹은 "데이터 요금 폭탄을 맞는다"는 무서운 후기들을 봤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제가 직접 알뜰폰 로밍, 해외 유심, eSIM 세 가지 방식의 비용과 편의성, 그리고 '요금 폭탄' 가능성을 꼼꼼하게 비교해 본 1인칭 후기입니다.
가까운 일본으로 5일간 여행을 계획하고 데이터를 알아봤습니다. MNO(SKT, KT, LGU+)를 썼다면 고민 없이 '하루 000원'짜리 로밍 패키지를 신청했겠지만, 저는 '알뜰폰(MVNO)' 사용자였습니다.
알뜰폰 로밍을 알아보니, MNO와는 구조가 달랐습니다. MNO가 직접 해외 통신사와 제휴한다면, 알뜰폰은 이 MNO의 로밍망을 '다시 빌려 쓰는' 구조였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1. 알뜰폰 로밍의 두 가지 함정
조사해보니 알뜰폰 로밍에는 두 가지 큰 함정이 있었습니다.
모든 알뜰폰이 로밍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특히 '선불(Pre-paid)' 요금제를 쓰거나, 인지도가 낮은 중소 알뜰폰 사업자의 경우 해외 로밍 서비스 자체가 막혀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제가 쓰는 알뜰폰(KT망)은 다행히 MNO와 동일한 로밍 '패키지'를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이게 가장 무서웠습니다. MNO 로밍은 패키지 데이터(예: 5GB)를 다 쓰면 속도가 400Kbps로 제한되거나 자동으로 차단됩니다. 하지만 일부 알뜰폰 로밍은 이런 '안전장치' 없이, 사용한 만큼 돈을 내는 '종량제(Pay-as-you-go)'로 자동 전환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현지에서 실수로 1GB만 써도 20~30만 원의 '데이터 폭탄'을 맞을 수 있습니다.
2. 알뜰폰 로밍: 장점과 치명적 단점
제가 쓰는 알뜰폰(MNO 자회사 계열)이 제공하는 로밍 상품을 기준으로 장단점을 정리해봤습니다.
- (최고 장점) 편의성 + 한국 번호: 유심을 갈아 끼울 필요가 없습니다. 비행기 착륙과 동시에 바로 데이터가 터집니다.
- 한국 번호(010) 유지: 은행, 카드 결제, 관공서 인증 문자(SMS)를 해외에서도 그대로 받을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
- 안정성 (MNO망): MNO 자회사 알뜰폰(KT M모바일, U+유모바일 등)은 모회사의 로밍망을 그대로 써서 안정적입니다.
- (최고 단점) 비용: 해외 유심보다 1.5~2배 비쌉니다. (SEC 4 비교 참고)
- 요금 폭탄 위험: '패키지' 상품이 아닌 '종량제' 로밍만 제공하는 알뜰폰이라면 절대 사용하면 안 됩니다.
- 서비스 부재: 내가 쓰는 알뜰폰이 로밍을 제공 안 하면 선택조차 불가능합니다.
3. 해외 유심/eSIM: 장점과 단점
가장 많이 쓰는 대안은 '해외 유심'이었습니다. 공항이나 인터넷에서 미리 구매하는 방식입니다.
- (최고 장점) 압도적인 가격: 가장 저렴합니다. (SEC 4 비교 참고)
- 다양한 요금제: '하루 2GB + 1Mbps 무제한' 등 나에게 맞는 요금제를 고를 수 있습니다.
- 빠른 속도: 현지 1위 통신사(예: 일본 Docomo) 망을 직접 사용해 속도가 빠릅니다.
- (최고 단점) 한국 번호 차단: 기존 한국 유심을 빼기 때문에, 내 010 번호로 오는 전화/문자를 못 받습니다. 카드 결제 문자, 인증 문자가 안 옵니다.
- 불편함: 작은 유심을 공항에서 갈아 끼워야 하고, 기존 한국 유심을 잃어버리지 않게 잘 보관해야 합니다.
- eSIM 미지원: 제 폰(갤럭시 S20)은 eSIM을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최신폰이 아니라면 이 옵션(eSIM)은 불가능합니다.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전, 내 휴대폰 '설정 > 연결 > SIM 카드 관리자'에 'eSIM 추가' 메뉴가 있는지 확인해봤습니다. (저는 없었습니다.)
4. 상황별 유불리 비교 (일본 5일 기준)
제 5일간의 일본 여행을 기준으로, 세 가지 옵션의 비용과 특징을 비교해봤습니다.
| 구분 | (A) 알뜰폰 로밍 (패키지) | (B) 해외 유심 (구매) | (C) 해외 eSIM (최신폰) |
|---|---|---|---|
| 예상 비용 (5일) | 약 25,000 ~ 30,000원 | 약 10,000 ~ 15,000원 | 약 12,000 ~ 17,000원 |
| 데이터 | 5GB (소진 시 차단/저속) | 매일 2GB + 저속 무제한 | 매일 2GB + 저속 무제한 |
| 한국 번호 (010) | O (수신 가능) | X (수신 불가) | O (수신 가능) |
| 편의성 | 최상 (설정 불필요) | 최하 (유심 교체) | 상 (QR 스캔) |
결론: (C) eSIM이 모든 면에서 가장 유리했지만, 제 폰이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저는 (A) 알뜰폰 로밍과 (B) 해외 유심 사이에서 '편의성'과 '비용'을 저울질해야 했습니다.
5. 최고의 대안: 'eSIM'을 확인하세요
만약 제 폰이 최신폰(아이폰 XS, 갤럭시 Z플립3/S21 이상)이었다면, 고민 없이 eSIM을 선택했을 겁니다.
물리적인 유심칩이 아닌, 휴대폰에 내장된 '디지털' SIM입니다. '말톡', '유심사' 같은 앱에서 원하는 국가의 eSIM을 구매하고 QR코드를 스캔하면, 내 폰에 2개의 번호(하나는 내 한국 유심, 하나는 해외 eSIM)가 동시에 활성화됩니다.
- (음성/문자)는 내 한국 번호(유심)로 받음.
- (데이터)는 저렴한 해외 eSIM으로 씀.
즉, 알뜰폰 로밍의 '편의성'(한국 번호 유지)과 해외 유심의 '저렴한 비용'을 모두 잡은 최고의 방식입니다.
"알뜰폰 해외 데이터" 핵심 요약
- 1순위 (최신폰): 'eSIM'이 정답. 비용(유심)과 편의성(로밍)을 모두 잡습니다. (내 폰이 지원하는지 먼저 확인)
- 2순위 (편의성/한국 번호 중요): '알뜰폰 로밍'.
- (필수) 내가 쓰는 알뜰폰이 로밍을 제공하는지?
- (필수) '종량제'가 아닌 '패키지(차단형)' 상품인지?
- 3-1순위 (비용 절대 절약): '해외 유심'.
- 가장 저렴하지만, 한국 번호(전화/문자)가 차단되는 것을 감수해야 합니다.
- (저의 최종 선택) 저는 eSIM이 안되고, 해외에서 카드 결제 인증 문자를 받아야 했습니다. 유심(1.5만 원)보다 1만 원 더 비쌌지만, '편의성'과 '한국 번호 유지'를 위해 '알뜰폰 로밍 패키지(2.5만 원)'를 신청했습니다.
헷갈릴 때는 '알뜰폰 허브(alttuel.kr)'에서 내가 쓰는 통신사를 검색해 '로밍' 상품이 있는지 1분만 훑어보는 것이 가장 빨랐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A1. 내가 가입한 알뜰폰 고객센터 앱(홈페이지) 또는 인천공항 내 MNO(SKT, KT, LGU+) 로밍센터에서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단, MNO 로밍센터에서 신청하려면 내가 쓰는 알뜰폰이 해당 MNO의 망을 쓰고, 제휴가 되어있어야 합니다.)
A2. 아닙니다. 카카오톡 계정은 '전화번호' 기반이므로, 유심을 바꿔도 '와이파이'나 '데이터'만 연결되면 기존 대화방과 친구 목록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단, 해외 유심으로 '새로 인증'을 받으면 안 됩니다.)
A3. 여러 명이 함께 여행하거나, 노트북/태블릿 등 여러 기기를 쓴다면 가장 저렴하고 합리적입니다. 다만, (1) 기기를 계속 충전해야 하고 (2) 따로 들고 다녀야 하며 (3) 일행과 떨어지면 못 쓴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혼자 여행한다면 유심/eSIM이 훨씬 편합니다.
이 글은 통신 정보 탐색을 돕기 위한 참고 자료이며, 특정 상품 가입을 권유하지 않습니다. 알뜰폰(MVNO) 사업자별 로밍 정책, '종량제' 여부, '패키지' 요금, eSIM 지원 여부는 수시로 변경됩니다. 본문에 언급된 비용과 조건은 2025년 11월 기준 예시이며,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해외 출국 전, 반드시 본인이 가입한 알뜰폰 고객센터를 통해 (1) 로밍 가능 여부 (2) 차단형 패키지 상품 여부 (3) 종량제 요금을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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